서울에서의 첫 여름과 첫 겨울

7년 7개월 전. 제주에 처음 이사갔을 때, 딱 한가지 두려움은 “덥고 습한 남쪽 섬에서 내가 여름을 견딜 수 있을까?"라는 주제였다. 그리고 여름을 지나 겨울이 됐고.. 여름은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여름이었다는걸 그제사 깨달았다. 제주에서의 여름은 신나고 재밌던 기억 뿐이다. 그저 여름이니까 더운 것 뿐이었다.

올해 7월, 7년 반만에 서울에 돌아왔다. 여름이고 장마 끝자락이었다. 오랫만에 겪는 서울의 여름은 고통 그 자체였다. 기온은 제주보다 1~2도쯤 낮긴한데 어째서 숨은 쉴수가 없는 것일까.. 심리적인게 아니라, 실제로 숨을 들이쉬어도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자꾸 냉방 공조가 되는 실내를 찾아 들어가서 한참 숨을 고르고 나와야 했다. 여름이 다 가도록 서울의 여름은 적응할 수가 없었다. 조금씩 날씨가 선선해질 무렵부터는, 하루하루 여름이 끝나간다는 것에 행복하고 고마웠다. 이렇게도 인간이 생존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약 1500만명이 살아가고 있다는 데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난 이제 서울에서는 살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사업을 해보겠다고 서울에 왔고, 회사도 차렸고, 나름의 계획대로 새업을 전개해 나가고는 있지만 난 내년 여름이 두렵다. 하루빨리 회사를 성장시켜 멀리 지방으로 이전하는게 꿈이다.

이제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서울의 겨울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제주에서 살던 때에도 가끔 겨울에 서울로 출장을 왔을 때 느꼈던 혹한은 무시무시한 기억이다. 어째서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모스크바 보다 낮을 수가 있는건지…… 
그래도 겨울엔 숨은 쉬어지니 옷으로 견딜 수는 있겠지…

대장잠바 꺼낼때가 됐다. 이 잠바는 서울 출장을 위해서 샀던 것이고 출장 왔을 때 따숩게 잘 입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