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올해 봄. 집에서 “남자 혼자사는 냄새"가 느껴졌다.
뭐.. 혼자산지 워낙 오래돼서 원래 좀 나겠거니 했는데 이내, 스스로 그 냄새를 내 방에서 느끼는건 뭔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늙은건가..

그래서 봄에는 공기도 서늘하기에 창문을 열고 두달쯤 지냈다. 우리집 창문은 아랫쪽을 밖으로 밀어 내는 방식으로 열리는 창문이고 집이 9층이라 제법 바깥공기가 잘 들어오는 편이다.

근데 도무지 이 냄새는 빠지지 않는거다. 오히려 냄새를 빼려고 하면 할수록 더 심해지는듯 했다.
왠지 서러운 느낌도 들고.. 자괴감인가 싶은 묘한 감정도 들고..

그러다 여름이 왔고 에어컨을 사용하니 창문을 닫고 가끔 환기하려고 창문을 열 때 빼고는 창문을 닫고 지내게 됐다. 근데 이 홀애비냄새가 안나는거다..

나름 공대출신이라고 몇가지 실험을 해봤는데..
밖에서 들어오는 "무언가” 때문에 나는 샘새가 틀림없었다.

창밖에 인접한 건물은 모 IT기업이 여러층을 쓰고 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옆건물 아랫층을 살펴보니 라꾸라꾸가 보인다..

저 불쌍한 어린 개발자후배들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왠지 짠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