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up Again.

다시, 나는 스타트업을 한다.

2013년 8월 나는 뜻맞는 소중한 동료 몇명과 함께 그렇게 꿈꾸던 자동차 정비업종의 스타트업을 시작했었다.자동차 마니아로서 나의 경험, 겪었던 불편 등을 담아서 “나라면 이렇게 안한다”라는 것을 사업으로 구현하고 싶었다. 초반에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한동안은 제법 성장세를 구축하고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있었고 나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빚을 떠안은 채 Failed start-up에 한 건의 레코드를 추가해 주고 그 생태계를 떠났다.

가진 것이라고는 기술과 아이디어 뿐이던 나에게 해볼만한 아이템이라고 인정해 주고 과감히 투자해 주었던, 그리고 결과적인 실패를 “있을 수 있는 일”로 인정하고 “감수할 수 있는 손실”로 인정해주신 분들과 그 회사에게 너무나도 감사한다. 아마 평생을 두고 고마움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내 꿈을 펼쳐 보게 해 준 분들이었다. 2013년, 8년만에 제주에서 상경하여 오랫만에 친구들에게 “나 창업했다”라고 하면 하나같이 돌아오는 말은 “야, 설마 카센타는 아니지?”였다. 근데 내가 창업한건 정말로 카센타였는걸..ㅎㅎ 그 카센타 이야기는 또 언젠가 길게 풀어낼 날이 있겠지..

각설하고, 이번에는 그 고마운 분들이 돈과 자원은 가지고 있으나 기술이 없어 난처해 하고 있을 때 보답할 기회가 있었다. 3년 정도의 기간동안 내가 가진 기술과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하였다. 그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대한 기여하려 애썼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은 다 해주었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하고 나서 이제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마침 그 때, 오랜 친구의 새로운 도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전에 동참할 기회가 생겼다.

깊이 신뢰하는 친구와 새로운 도전을 함께 해나가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그 도전에 동의하고 동참하는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다.하지만 친구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지 1년이 채 안되어, 내가 그 도전에 동참한지 반년이 채 안된 시기에, 우리 도전의 터전이었던 회사에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는 경영진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최대한 빠르게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했고 우리의 도전은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멈출 수는 없다. 큰 가능성과 열망만을 남기고 여기서 멈출수는 없다. 우리는 도전을 이어가야 했다. 출발선부터 차곡차곡 우리 손으로 쌓아 가기로 했다. 개발자로 살아온 20여년의 삶과 그 중 일부를 차지하는 4년의 창업 기간이 남긴 상처는 아직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나는 이렇게 다시 스타트업에 뛰어든다.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열망과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다시 뛰어든다.다행히 내 옆에는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다. 내 실패의 경험을 거름으로 활용해 줄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도전이 나의 상처를 아물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개척본능은 거스르기가 정말 어려운거 같다. 결국 또 난 저지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