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새해결심 하나

뒤틀린 “역지사지” 바로잡기

고딩때였지 아마도.. 역지사지란 말을 깊게 새겼던게. 혼자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참 좋은 말인데..

하지만 오랫동안 내 가치관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보니 본질을 잃고 미묘하게 왜곡되어 버린듯하다.
고인물이라 썩었나?ㅎ 올해는 이거 바로잡아 보려 한다.

타인은 이해가 필요한 대상이 아니다.

이해되지 않는다고 화내지 말자. 타인을 이해하려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타인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으니 어떤 배경이나 상황 때문에 저러는 건지도 알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모르는 곳에 따로 있는 무언가일 것이다. 타인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건 오히려 오만함 아닌가. 이해를 하건 말건 관계없이 이미 나와 다른 곳에 존재하는 타인의 입장이 있다는걸 인정하는게 역지사지의 시작이다.

다른사람의 잘못이나 오류를 지적하지 말자

내 기준에서 잘못으로 보일지라도 다른 기준에서 보면 아닐수도 있으니… 그리고 그 다른 기준은 내가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고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설령 보편적인 사회통념과 같은 범위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저 사람의 기준에서는 잘못이 아닐 수 있으니 함부로 지적하고 남을 교정하려는 무례를 범하지 말아야지. 내가 감히 무슨 자격으로 타인을 훈계하는가.

“내가 싫어하는건 남도 싫어한다”는 명제 역시 틀렸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 남들은 별 생각 없는 경우가 많더라. 타인에게 민폐가 된다고 생각해서 싫어하고 ‘내가 그러지는 말아야지’하고 애쓰는 것들이 많이 있다. 최근에 문득 깨닫게 되었는데, 내가 싫어하는 행동들 중에 많은 것들(어쩌면 거의 대부분)에 대해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가 의외로 어렵더라. 오랫동안 내멋대로 엄격한 규율을 만들어 쌓아두고 스스로를 그 속에 들어앉아 있었더니 쌓여있는 규율이 어딘지 이상하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나보다.


(2024-01-16 Update)

내가 이 말씀을 미묘하게 곡해하고 있었구나.

[눅6:31]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나는 개발자가 되었다

지난세기 말엽이었던 1995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독서실에는 머리만 믿고 제멋대로 날뛰는 고2 학생이 하나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몹쓸녀석이 성적은 최상위권으로 잘 유지하고 있었고 집안과 학교에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던 터라 독서실에 몇년째 등록하고 다니고 있던 시절이었다. 물론 독서실에서 그다지 공부를 하진 않았었다. 독서실 책상위 여닫이 책장에는 책도 있었지만 갈아입을 옷과 담배 지포라이터 기름 등의 아이템이 빼곡했었으니까..

그런데 이놈이 어느날 옆자리 책상에 올려진 엄청난 두께의 영문 원서를 발견하고 호기심을 가졌다. 곧바로 독서실 실장님께 물어 국내 유명 명문대 전자공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이 그 자리를 쓰고 있다는걸 알았고, 그 형을 소개시켜달라고 졸랐다. 그게 시작이었다.
또래였던 선배,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지 모르는 선배를 처음 만났던거다. 그 선배는 긴 시간의 대화 끝에

“니가 정말 하고 싶은게 소프트웨어라면,
그 소프트웨어로 구동하는 하드웨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아는게 지금 너한텐 중요할 거 같다”

라고 조언해 주었고 그 조언을 따르기로 결정한 나는 오늘날까지고 그때 그말을 따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학부 3학년 수준에서 과연 알고 해준 조언일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놀랍도록 정확한 조언이었다. 어줍잖게 내가 짠 소프트웨어로 구동하는 하드웨어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늘 그걸 몰라서 막히던 곳이 있었다.

“하드웨어를 알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이룰 수 없는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거다”

라는 말씀도 기억한다. 죄송하게도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그 형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난 그렇게 전자공학을 전공학과로 선택하고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도 하기 전에 직업적 개발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진 건 패기 뿐인 서툰 걸음마를 갓 뗀 병아리 개발자 단계를 지나고 직업 개발자다운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무렵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특례근무를 하며 개발자 경력을 이어갔다. 병역특례 근무를 마치고 나서 그 회사를 나와 엔씨소프트에 다니던 어느 날이었다. 

(졸려서 다음에 계속… 다음이 있다면…ㅋ)

Start up Again.

다시, 나는 스타트업을 한다.

2013년 8월 나는 뜻맞는 소중한 동료 몇명과 함께 그렇게 꿈꾸던 자동차 정비업종의 스타트업을 시작했었다.자동차 마니아로서 나의 경험, 겪었던 불편 등을 담아서 “나라면 이렇게 안한다”라는 것을 사업으로 구현하고 싶었다. 초반에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한동안은 제법 성장세를 구축하고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있었고 나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빚을 떠안은 채 Failed start-up에 한 건의 레코드를 추가해 주고 그 생태계를 떠났다.

가진 것이라고는 기술과 아이디어 뿐이던 나에게 해볼만한 아이템이라고 인정해 주고 과감히 투자해 주었던, 그리고 결과적인 실패를 “있을 수 있는 일”로 인정하고 “감수할 수 있는 손실”로 인정해주신 분들과 그 회사에게 너무나도 감사한다. 아마 평생을 두고 고마움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내 꿈을 펼쳐 보게 해 준 분들이었다. 2013년, 8년만에 제주에서 상경하여 오랫만에 친구들에게 “나 창업했다”라고 하면 하나같이 돌아오는 말은 “야, 설마 카센타는 아니지?”였다. 근데 내가 창업한건 정말로 카센타였는걸..ㅎㅎ 그 카센타 이야기는 또 언젠가 길게 풀어낼 날이 있겠지..

각설하고, 이번에는 그 고마운 분들이 돈과 자원은 가지고 있으나 기술이 없어 난처해 하고 있을 때 보답할 기회가 있었다. 3년 정도의 기간동안 내가 가진 기술과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하였다. 그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대한 기여하려 애썼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은 다 해주었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하고 나서 이제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마침 그 때, 오랜 친구의 새로운 도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전에 동참할 기회가 생겼다.

깊이 신뢰하는 친구와 새로운 도전을 함께 해나가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그 도전에 동의하고 동참하는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다.하지만 친구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지 1년이 채 안되어, 내가 그 도전에 동참한지 반년이 채 안된 시기에, 우리 도전의 터전이었던 회사에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는 경영진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최대한 빠르게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했고 우리의 도전은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멈출 수는 없다. 큰 가능성과 열망만을 남기고 여기서 멈출수는 없다. 우리는 도전을 이어가야 했다. 출발선부터 차곡차곡 우리 손으로 쌓아 가기로 했다. 개발자로 살아온 20여년의 삶과 그 중 일부를 차지하는 4년의 창업 기간이 남긴 상처는 아직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나는 이렇게 다시 스타트업에 뛰어든다.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열망과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다시 뛰어든다.다행히 내 옆에는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다. 내 실패의 경험을 거름으로 활용해 줄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도전이 나의 상처를 아물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개척본능은 거스르기가 정말 어려운거 같다. 결국 또 난 저지른다. ㅎㅎ

통닭 로티세리 도전

마침 에어프라이어 열선이 고장나서 작동 안되던 참에, 회사에서 근로자의날 선물을 하나 고르라길래 에어프라이어 오븐을 골랐다.

이건 가운데 로티세리 꽂아서 빙빙 돌릴수가 있는 대용량.. 그래서 통닭 도전!

우유에 담가두라는둥 소금후추를 올리브유와 함께 구석구석 발라 주라는 둥 준비가 길더라. 그래도 하라는대로 다 했다. 실로 묶는게 제일 어렵더라. 타이트하게 졸라매는게 잘 안되길래 꼬치로 찔러서 꺾어가지고 날개랑 다리 고정. 어떻게든 고정된채 돌아가게만 하면 되지 머 ㅋㅋ

일단 잘 돌아간다 ㅎㅎ

190도 45분을 설정하고 빙글빙글~ 프리셋은 30분이던데 인터넷에서 찾은건 60분.. 산술평균으로 절충ㅋ

빙글빙글~ 돌아간다~ 내 통닭~ㅎㅎ

45분 후 잘 익었나 이쑤시개 함 찔러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음.. 속가지 잘 익으라고 180도 15분 추가

노릇노릇 겉바속촉
그냥 이대로 먹기롴ㅋㅋㅋㅋ 꼬챙이 뜨거웤ㅋㅋㅋㅋ

의사결정

필요한 정보의 약 70%를 얻게 되면 대부분의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90%까지 기다리면 결정이 늦어진다. 또한
잘못된 결정을 빨리 인식하고 바로잡는데 능숙해져야 한다.
만약 잘못된 결정을 하더라도 진로를 올바르게 수정한다면
시행착오 비용이 생각보다 덜 들어간다.
반면 결정이 느려지면 치러야 할 대가가 상당하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행경레터에서 발췌함)